너희들이 버티고 있는 산을 내가 오른다

하룻볕이 사믓 다른 산의 소리를 만나려고

황사 바람의 먼 길을 달려서왔다

인성만성한 사람의 마을에는 망각의 선을 긋고

끊어질 듯 궁금한 산길을 쳐다보며

지난해 저문 뒤론 첫물의 풀꽃으로

안약을 조제하여 눈동자를 행궈 가면서

너희들이 버티고 있는 산을 내가 오른다

며느리밥풀꽃의 입술은 발자국 소리에 수줍고

고로쇠나무의 물오르는 가지 사이로

역시 하늘은 파랗다

나의 발걸음은 푸른 바람 소리를 찾아왔어도

때 절은 세속의 얼룩이 아직 남아

너희들이 일궈 가는 대견한 모습을 따라하지 못한다

산에 오면 잠시나마 산 사람 될 것 같아

외로움과 아품의 현을 알맞게 조율하면서

산을 부둥켜안고 살아가는

너희들이 버티고 있는 산을 내가 오른다

솔잎을 앞니로 오물거리면서

주머니를 뒤집어 푸른 산바람에 말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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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열 시인의 바람의 입술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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